위징이 대답했다
널리 신하의 의견을 물으시면 명군이 되고, 일부 신하들의 말만 신용하면 암군이 됩니다
암군이란 어두운 군주이고, 어리석은 왕이며, 독재자를 이른다
언론인 최석채가 생전에 박정희에 관해 말한적이 있다.
집권초기에 그는 나와 60분동안 대화하는 가운데 50분간을 내 얘기를 들었다.
말기에는 50분간 자신의 얘기를 늘어 놓았다
독재자는 그러므로 남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을 과신하고 뽐낸다는 위징의 말을 입증한 예다
당 태종이 물었다.
올바른 정치를 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장현소가 답했다.
독재자는 모든 국정을 자기 혼자서 처리하고 신하에게 맡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은 독재군왕을 두려워하고 그 명령을 그대로 실행할 뿐 조금도 반대할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한사람의 머리로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믿는건 잘못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이 있는데 독재앞에서는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고 아첨만 하므로 군왕은 자기 결점이 보이지 않아 망국의 길을 걷게 됩니다.
군사정부 시절은 말할것도 없고 문민정부가 와도 『No』라고 용감하게 말할 수 있는 장관이 없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분명히 대통령의 독주를 돕고 있는 격이라는 매우 심각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당 태종이 물었다
제왕과 백성은 서로 어떤 관계인가
위징이 말했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입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군주께서 두려워할 것은 백성이라는 것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물이 성나면 참으로 무섭다. 성난 파도를 노도라 한다
노도는 배도 뒤집고 육지조차 휩쓴다.
그것이 4.19이다. 4.19는 이승만을 권좌에서 끌어 내렸다. 절대 권력을 한손에 쥐었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지금 마음놓고 동네 목욕탕도 못 간다는 소리가 들린다.
권력을 쥐고 있을때 위징같은 참모가 몸을 던져 견제하고 비판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태종이 후원에서 휘귀조를 가지고 노는데 위징이 들이 닥쳐 추궁했다.
왕이 사치를 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왕은 위징이 무서워 새를 주머니에 감추고 꽉 쥐었다. 위징이 떠난 뒤에 새를 꺼내어 보니 이미 죽어 있었다.
그래서 내 위징을 죽이고 말겠다...고 화를 내었다.
그처럼 간하는 신하가 없으면 나라가 위태롭고, 간하는 신하는 자신의 신변이 위태롭다....고 했다
자신이 아끼는 지위나 목숨을 던질때 『No』 라고 말할 수 있는 법이다.
지금 우리시대는 그런 용기있는 자가 없어서 사회와 나라가 위태로운 것이다. 물과 같은 백성과 참말을 하는 사람들을 두려워 하지 않는 정치는 언제나 나라를 위험으로 이끄는 법이다